posted by 지방교회 스토리 2018. 5. 6. 14:10
목동이 된 임금님 박 명 희   에브라임 산자락엔 여기 저기 포도원과 무화과 과수원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바알하몬은 솔로몬 임금님의 포도원이 있는 고장이었습니다. 그 바알하몬에서 술람미 가족은 임금님의 포도원을 가꾸며 살았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머니는 오빠들과 술람미에게 일할 거리를 똑같이 나누어 주었습니다. “임금님께 맛있는 포도를 드려야 한단다. 그러니 부지런히 포도원을 돌보렴.” 하지만 술람미는 늘 오빠들 몫까지 일해야 했습니다. 걸핏하면 오빠들이 술람미에게 포도원을 맡기고 나가 놀았기 때문입니다. 술람미의 얼굴은 햇볕에 타서 거므스름해졌습니다. 며칠 전에 임금님이 갑자기 포도원을 둘러보시러 왔었습니다. “마침 술람미가 열심히 포도원에서 일하고 있어서 다행이었어.” 어머니는 오빠들이 게으름을 피워 일터를 빼앗길지도 모른다고 걱정을 했습니다. 그랬는데도 오빠들은 기회만 있으면 핑계를 대고 놀러 나갔습니다. “오빠들 일까지 하는 건 정말 싫어.” 술람미가 짜증스럽게 포도 순을 툭툭 자르고 있을 때였습니다. “포도 순을 잘라주고 있군요.” 누군가 옆에서 말을 걸어서 술람미는 깜짝 놀랐습니다. 낯선 청년이 싱긋 웃으며 술람미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는 초라한 옷을 입은 목동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눈에 도시 사람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에브라임 사람이 아닌 거 같네요.” 술람미가 퉁명스럽게 말했는데도 목동은 친절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렇소. 난 예루살렘에서 왔다오. 에브라임에 양을 기르기 좋은 풀밭이 많다는 소문을 들었거든요.” 술람미는 그런 목동이 왠지 맘에 들었습니다. “포도나무도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는지 하지 않는지 다 안답니다.” “아무리요.” 술람미가 피식 웃었습니다. “내 말대로 해봐요. 포도나무에게 ‘난 너를 사랑한단다, 그러니 맛있는 포도를 많이 열렴.’ 해봐요.” 술람미는 그 말이 믿기지 않았지만 포도 순을 자르면서 포도나무에게 속삭여봤습니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귀찮기만 했던 포도나무들이 좋아졌습니다. 목동은 자주 포도원으로 술람미를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이 목동처럼 나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준 사람은 없었어.’ 시간이 지날수록 술람미는 그 목동이 좋아졌습니다. 그와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거기다가 목동은 술람미를 아름답다고 칭찬해주었습니다. “당신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 같소.” “놀리지 마세요. 내 얼굴은 게달의 텐트처럼 새까만 걸요.” 술람미는 부끄러워 두 손으로 검게 탄 얼굴을 가렸습니다. 게달의 텐트는 검은 염소의 털로 만든 텐트였습니다.     드디어 그 목동이 술람미에게 청혼을 했습니다. “나와 결혼해주시오. 나와 결혼하면 힘든 일이 많고, …… 돌봐줘야 할 사람들도 많기는 하지만 …… .” 그 말에 술람미는 더럭 겁이 났지만 목동을 사랑하기 때문에 큰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당신과 결혼하겠어요. 힘든 일이 있어도 함께라면 견딜 수 있어요.” 목동은 기뻐하며 술람미 목에 금 목걸이를 걸어주었습니다. 술람미가 목동과 결혼을 약속했다고 하자 오빠들은 술람미를 놀려댔습니다. “너 같은 여자와 결혼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어?” “너 같은 말괄량이를 누가 데려 가겠니.” 오빠들이 놀려도 술람미는 행복했습니다. 목동이 얼마나 술람미를 사랑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목동은 집에 다녀오겠다고 말했습니다. “집에 가서 결혼식 준비를 하고 오겠소. 꼭 당신을 데리러 오겠소.” 목동은 술람미에게 예쁜 드레스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결혼식 때 이것을 입으시오.” 술람미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드레스는 왕족들이 입는 옷이었기 때문입니다. 술람미의 놀라는 모습을 보며 목동은 빙그레 웃었습니다. “나를 똑바로 보시오. 사실 나는 이 나라 왕이라오. 당신은 이제 왕비가 될 것이오.” 술람미는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임금님은 포도원을 둘러보러 왔다가 첫눈에 술람미에게 반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왜 목동으로 변장을 하셨어요?”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목동이 된 거라오. 내가 왕인 줄 알았다면 당신은 내 사랑을 거절했을 것이오.” 술람미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임금님인줄 알았다면 아예 두려워서 임금님 옆엔 가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자, 나는 궁궐로 돌아가서 결혼식 준비를 한 다음 당신을 데리러 오겠소.” 임금님은 궁궐로 돌아갔습니다. 술람미는 임금님을 기다리면서 포도원을 가꾸었습니다. 그전엔 작은 여우가 포도원에 들어오면 “얼마나 먹으려고…… .” 하고 내버려두었지만 술람미는 작은 여우도 쫓아냈습니다. 오빠들이 무서워서 포도원을 돌봤던 마음도 바뀌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는 건 기쁜 일이야.’ 오빠들은 그런 술람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술람미, 저 애 많이 달라졌어. 말씨도 달라지고, 너그러워지고…… .” “그러게. 진짜 공주처럼 품위가 느껴진다니까.”   술람미는 임금님이 다시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임금님에서는 소식이 없었습니다. 술람미는 임금님이 너무 보고 싶어서 병이 다 났습니다. “임금님이 너 같은 여자와 결혼을 하겠니? 꿈 깨요. 임금님은 안 오실 거야.” 오빠들은 술람미를 비웃었습니다. “아니야, 그 분은 나를 사랑해서 목동까지 되었어.” 술람미는 임금님이 꼭 돌아올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에브라임 산자락에 보얀 먼지가 일면서 마차가 구르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마차들은 바알하몬 포도원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와, 굉장한데 임금님 행차신가 봐.” 먼저 달려온 마차 한 대가 술람미 집 앞에 멈춰 섰습니다. 그리고는 시종이 마차에서 내려더니 술람미에게 공손하게 말했습니다. “술람미님, 이제 곧 솔로몬 임금님이 도착하십니다. 결혼 예복을 입으시고 준비하세요. 궁전에 결혼식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신부라구요? 결혼식이라고요?” 모두 깜짝 놀라 외쳤습니다. 술람미는 그동안 고이 간직했던 드레스를 꺼내 입었습니다. 왕비가 입는 드레스를 입은 술람미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렇게 놀리던 오빠들은 너무 놀라 입을 벌리고 다물지를 못했습니다. “술람미 말이 사실이었다니…… .” 임금님의 마차가 도착했습니다. 신랑 옷을 입은 임금님은 아름다운 신부 술람미를 꼭 껴안아주었습니다. “나의 아름다운 신부여, 궁전으로 갑시다!” ⁂     시골처녀를 사랑해서 목동으로 변장했던 임금님의 이야기, 구약성경의 <아가>서가 바로 이 사랑의 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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